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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800여명, 에베레스트에 갇혔다

곽수근·손진석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4-27 13:13

네팔 대지진 참사… 餘震·눈사태·후폭풍 계속 이어져

25일 네팔 대지진에 따른 눈사태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산(8848m)에서 사상 최대의 인명 피해가 난 가운데, 정상과 베이스캠프 등에 800여명이 고립돼 추가 피해가 예상된다. 27일까지 이미 22명이 목숨을 잃었고 60여명이 부상했다. 하루전보다 사상자가 두 배로 늘었다. 이미 에베레스트에서 발생한 단일 사고 피해로는 역대 최대인데, 앞으로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텐트 500여동이 밀집한 베이스캠프(5334m)는 25일 지진에 쿰부 얼음폭포(5486m)에서 쏟아진 눈이
덮쳐 순식간에 초토화됐다. 현장에서 위기를 넘긴 존 라이터씨는 CNN에 “침낭에 넣은 시신이 즐비하고, 부상당한 이들은 자기 이름을 쓰도록 요청받고 있다”며 “이들이 숨질 경우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에베레스트 인근의 ‘피크38’(7591m)을 등정 중인 차진철 대구 산악연맹 전무이사는 27일 전화 통화에서 통화에서 “첫 지진 이후에도 여진, 눈사태, 후폭풍이 큰 것만 5~6차례 감지됐고, 지금도 이어지
고 있다”고 말했다.네팔 구조 당국에 따르면, 최소 800여명이 베이스캠프와 캠프 1·2·3·4 등 에베레스트 정상으로 가는 주요 지점에 고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에 설치된 로프와 사다리 등이 눈산태로 붕괴되면서 등반 루트가 끊겨 오르내리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네팔 당국은 헬기 3대를 에베레스트 산악인 구조작업에 투입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베이스캠프에 있는 산악인들은 “해발 6000m 이상의 캠프 2~4에 접근할 수 있는 헬기는 탑승 인원이 2~3명 정도여서 구조에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에베레스트산에 800여명이 갇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산악인들이 돕겠다고 나서고 있다. 에베레스트를 네 차례 등정했던 캐나다 산악인 월리 버그는 산사태 소식을 듣자마자 평소 알고 지낸 네팔의 셰르파들에게 안부 전화를 돌렸고, 조만간 에베레스트로 출발해 조난당한 산악인들을 도울 예정이다. 미국 콜로라도의 유명 산악인 에릭 라슨은 “지진 소식을 듣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며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 산사태를 맞은 동료가 전화 통화에서 ‘눈더미가 불도저처럼 내려왔고 바위와 얼음 덩어리가 엄청난 속력으로 텐트를 덮쳤다’고 말해 무사하길 바란다”고 했다. 인도 벵갈 루루에서는 산악인 프라빈이 에베레스트에 고립된 동료 산악인들을 구출하는 방법을 논의 중이다.

이번 눈사태로 임원을 잃은 구글은 네팔 지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모금에 나섰다. 구글은 구조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네팔 지역의 위성사진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밀레,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에베레스트 산악인 구조를 위해 텐트와 의류 등 구호물품을 속속 네팔 현지로 보내고 있다.

1988년에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 눈사태를 경험한 산악인 엄홍길씨는 “당시 맞닥뜨린 눈사태는 거대한 해일 같았다”며 “이번 사고가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엄씨는 29일 대한적십자사 긴급구호단을 이끌고 네팔로 향한다. 그는 “에베레스트를 비롯해 고산이 즐비한 네팔은 산악인들에게 제2의 고향과 다름없다”며 “에베레스트로 달려가 고립된 동료 산악인들을 구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
했다.

이번 지진 당시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산을 오르던 김미곤 원정대는 27일 안전하게 하산한 뒤 인근 마을에서 지진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다. 블랙야크는 “원정대가 히말라야의 비극을 외면할 수 없다며 곧바로 구조현장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번 지진의 여파로 에베레스트산의 높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히말라야 산맥은 지구를 구성하는 지각판(板) 중 유라시아판과 인도판이 충돌하는 지점이기 때문에 두 판이 서로 밀어올리면서 매년 최고 3㎝ 안팎으로 높아지고 있었는데, 이번 지진의 여파로 높이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산악인들 덮친 쿰부 얼음폭포 눈사태 영상 지난 25일 네팔 대지진으로 에베레
스트 쿰부 얼음폭포의 눈이 쏟아져 내리면서 발생한 눈사태가 베이스캠프의 등반가들
을 덮치는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됐다. ①쿰부 얼음폭포 인근에서 희뿌연 눈폭풍이 베이
스캠프로 덮치고 있지만 사람들이 심각성을 모른 채 바라보고 있다. ②눈사태가 눈앞까
지 닥쳐오자 사람들이 급히 방향을 바꿔 도망가고 있다. ③눈사태가 순식간에 베이스캠
프의 텐트들을 덮치면서 화면이 뿌옇게 변했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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